8월 1일, 상호관세가 다시 시작된다 - 트럼프와 주요국들의 반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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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 전격 발효되는 상호관세는 ‘변경 불가능한 기한’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동시에,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해외 국가들은 그 후에도 우리와 협상할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도 남겨두었습니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먼저 되짚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전격 부과하겠다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이 급변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결국 5월 2일,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그 90일 유예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바로 8월 1일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릅니다. 트럼프는 더 이상의 유 예 없이, 실제로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습니다.
이번에는 진짜라는 것. 이게 핵심입니다.
다만, 트럼프는 여전히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면서도, 외교적 유연성을 남겨두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도대체 트럼프는 왜 이렇게 복합적으로 나오는 것일까요? 또한 주요국들은 이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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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결국 원하는 것은 이것이었나? 🤨
먼저, 이번 상호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5월 8일, 미국과 영국이 무역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글로벌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무역 합의로 주목 받았죠. 이 협정에서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일부 인하했고, 영국은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시장 개방을 약속했습니다.
핵심은, 영국이 부과받는 관세가 대부분 기본 10% 수준에서 마무리 됐다라는 점입니다. 추가 관세 없이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셈이죠.
이어 6월 9일에는 미국과 베트남 간 제 3차 무역 협상이 열렸고, 7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무역 협정 체결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협정을 통해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하던 관세율은 기존 46%에서 20%로 대폭 낮춰졌습니다.
마찬가지로, 협상을 통해 고율 관세를 상당 부분 줄여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여기에 국가별로 추가 관세를 얹는 이중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최종적으로 25%의 관세가, EU와 멕시코에게는 30%가, 브라질에게는 최대 5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죠.
이제 생각해볼 문제는 이것입니다.
영국과 베트남은 유예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확보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상호 관세라는 전제 아래, ‘피해를 최소하하려면 지금이라도 협상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관세를 부과받는 환경이라면, 그나마 조건이 나은 그룹에 포함되기 위해 선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주요국 대부분은 현재 트럼프가 부과하겠다는 관세 내용에 대해 반발이 거세지만, 시간이 지나고 주요국중 하나의 국가라도 협상에 나선다면, 분위기는 금방 이러한 흐름으로 빠질 것입니다.
이 모든 흐름은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조성해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각국이 스스로 초조해지게 만들고,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앉도록 유도하는 전략.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건,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일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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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의 역풍, 트럼프도 피할 수 없다 🗡️
하지만 트럼프의 입장도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의 상호관세 방침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50% 관세에 보복관세를 준비중이라고 하며, 일본은 ‘깔보는 데 참을 수 있냐’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U 또한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한 2차 보복 관세 목록을 준비한다며 30%관세에 절대 수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은 세계 최대의 수입국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지난 50년간 글로벌 분업체제를 주도하며 자국 내 제조 공장을 해외로 대거 이전시켰습니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세계의 공장을 중국·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옮긴 것이죠.
이는 달리 말하면, 지난 50년간 미국 내에서는 제대로 된 생산 인프라조차 유지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코로나 19 당시에도 미국은 생필품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죠.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전 세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관세는 외국산 물품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수입품의 소비자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인건비 자체가 매우 높다는 데 있습니다.
아래는 Trading Economics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 평균 시급 비교인데요, 미국의 평균 시급은 중국과 베트남과 비교했을때 약 10배 정도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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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종합해보면, 설령 관세 정책이 성공해 미국 제조업이 일부 부활한다고 해도, 그에 따른 생산 단가 상승 -> 소비자 물가 상승이라는 구조는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몇 가지 완충 장치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수입 기업들의 사전 재고 확보, 달러 약세로 인한 수입가 조정, 그리고 기업들의 마진 희생 덕에 물가 충격은 일정 부분 흡수돼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세 충격이 누적되고, 재고가 소진되며, 달러 약세 효과가 희석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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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생각해봅시다 🧠
그렇다면 다시 돌아와 미국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국가의 입장을 생각해봅시다.
이들도 트럼프가 여유롭지 않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을겁니다. 올해 처음(4월달) 상호관세가 부과 됐을땐 대응책과 검토 단계에서 그쳤던 반면, 현재는 강한 반발이 나온다는게 이를 방증하죠.
물론 트럼프가 계속해서 선을 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었을테지만, 국가 단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정면 대응은 트럼프의 협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에 기반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처럼 주요국들의 반발이 한꺼번에 거세질수록 오히려 협상의 여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 트럼프가 의도한 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동안은 좁아지는 미국 시장에 먼저 진입하기 위한 심리가 컸습니다. ‘선제적 협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흐름이 강했죠. 미국과 맞서는 것보다는, 최소한 미국의 불이익 명단에서 빠지는 것이 중요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 특히 이번에 굴욕을 경험한 일본, EU, 멕시코, 브라질 등은 강한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이들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하려는 묘한 분위기가 생길 것 같습니다.
다만 이들도 완전히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나라든 물밑에서 조용히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누군가 먼저 미국과 합의하게 되면, 다른 국가들은 순식간에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매우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국면인 것입니다.
‘트럼프가 주요국을 먼저 움직이게 하느냐’ 아니면 ‘주요국들이 끝까지 버티느냐’ 앞으로의 주목 포인트는 이 점일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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